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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5-03-24 11:46
빈 자루
 글쓴이 : 엠마우스보…
조회 : 1,364  

빈 자루

 

어떤 사람의 집에 빈 자루가 하나 있었다. 가끔 걸레로나 쓰일 뿐 딱히 쓰임새가 없는 자루였다. 그런데 어느 날 주인이 그 자루에 금화를 잔뜩 담아서 금고 속에 넣자, 순식간에 귀한 존재가 되었다.

 

주인은 이 자루를 수시로 어루만지고 안을 들여다보며 기뻐했다. 뿐만 아니라 귀한 손님이나 친지들이 오면 이 자루를 열어 보여주곤 했는데,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모두 아주 귀한 것을 대하는 손길로 자루를 쓰다듬고 어루만졌다.

 

이로 인해 자루는 자신이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. 그 다음부터는 자루가 으스대면서 사람들 앞에서 잘난 척을 하지 시작했다.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저런 입다른 말들을 상황이나 분위기도 모르면서 마구 던져댔다. 사람들은 때로는 듣기 거북하고 불쾌하기도 하였지만 금화가 든 자루가 하는 말이라, 그 말을 높이 사는 척 굴었다.

 

그런던 어느 날 이 주인집에 도둑이 들어, 금화가 든 자루를 짊어지고 달아났다. 도둑은 금화만 빼고 자루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. 그러자 사람들은 사라진 금화에만 관심을 가질 뿐 아무도 자루의 행방은 궁굼해 하지 않았다.

 

 

러시아 작가 이반 끄르일로프가 지은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. 이처럼 자기 자신이 아닌 부대상황의 가치에 기대고 있다면, 그것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언제나 무시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.

참고도서 : 꿀독(양보석, 생각의 나무)​